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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고에너지 핵물리연구실

http://nuclear.korea.ac.kr/~bhong/heavy-ion-collision.html

고려대학교 핵물리연구실에서는 중이온 충돌 실험을 이용한 쿼크-글루온 플라즈마(Quark-Gluon Plasma 또는 간단히 QGP)를 발견하고 이를 위한 정밀한 입자검출기(Particle Detector)의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쿼크-글루온 플라즈마는 현대물리학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인 강입자(hadron; 양성자나 중성자와 같은 핵자 및 중간자 등을 통틀어 부르는 말)의 속박(confinement)현상과 입자 사이의 강한 상호작용을 이해하기 위한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는 원자(atom)들로 이루어져 있고 원자는 다시 핵과 전자, 핵은 다시 양성자와 중성자, 양성자와 중성자는 다시 쿼크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핵 및 핵자들은 중간자(meson)를 주고 받으며 강한 상호작용을 하고, 쿼크들은 글루온(gluon)을 주고 받으며 강한 상호작용을 하게 된다.

 

그런데 현재까지 자연계의 모든 강입자들은 핵자 및 중간자의 형태로 발견되고 있으며 자유로운 쿼크로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강입자의 속박현상이라 부르고 있으며 왜 속박현상이 존재하는지는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이 속박현상에 대한 원리를 규명하는 것이 현대물리학의 가장 큰 과제 중 하나이다.

 

이러한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최근의 핵물리학자들은 입자가속기를 이용하여 금(원자번호 Z=79, 질량수 A=197)과 같은 무거운 핵들을 빛의 속도로 가속한 후 충돌시키는 실험을 활발히 진행시키고 있다. 고에너지의 무거운 핵들이 충돌할 경우 엄청난 고압의 핵물질이 생성되며 이러한 핵물질의 온도는 1012 K까지 상승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같은 극한의 입자밀도 및 온도에서는 강입자들 사이의 경계가 불분명해져 속박상태가 해체되며 쿼크-글루온 플라즈마가 생성되고 쿼크들도 자유롭게 이동하는 물질이 형성되리라 예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쿼크-글루온 플라즈마는 지금으로부터 약 150억년 전 빅뱅(Big Bang)에 의해 우주가 탄생된 직후의 초기 우주물질일 것으로도 예측되고 있다.

 

 

위의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빅뱅이 일어난 직후 약 10-5초 정도가 흐른 다음의 우주물질은 쿼크-글루온 플라즈마였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 연구실이 시도하고 있는 고에너지 중핵 충돌 실험은 작은 우주(Little Bang)를 실험실에서 재생해 보고자 하는 노력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상대론적 중이온 충돌 실험에는 입자 가속기 및 검출기 제작을 위하여 수 천억원에서 수 조원의 건설비가 소요되고 있다. 따라서 어느 한 나라가 독자적으로 건설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부담이 되므로 관심이 있는 모든 나라들이 힘을 모아 건설한 후, 수 십명에서 수 천명의 과학자들이 국제공동연구를 조직하여 실험을 수행하고 있다. 현재 고에너지 중이온 충돌 실험을 위한 입자 가속기는 아래 표에서 볼 수 있듯이 미국, 독일, 스위스 등에 존재하며 우리 고려대학교 핵물리연구실은 낮은 에너지부터 초 고에너지 실험까지 다양하게 참여하며 검출기의 개발 및 건설, 데이터 분석을 통한 고에너지 핵물질의 특성연구에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가속기 (빔에너지 순) 질량중심에너지 (GeV) 현재상태
SIS18 (GSI, 독일) 2A 가동 중/고대 FOPI 참여
AGS (BNL, 미국) 5A 1995년 실험 종료
SIS300 (GSI, 독일) 8A 가동 예정/고대 CBM 참여
SPS (CERN, 스위스) 20A 곧 실험 종료 예정
RHIC (BNL, 미국) 200A 가동 중/고대 PHENIX 참여
LHC (CERN, 스위스) 5500A 2007년부터 가동 예정/고대 CMS 참여

 

FOPI 국제공동연구는 상대적으로 낮은 에너지에서 중이온 충돌실험을 수행하여 고핵자밀도 핵물질의 성질을 연구하고 있다. 특히 고압 핵물질의 생성과정에 매우 중요한 핵 정지도(nuclear stopping power) 현상 및 핵물질 폭발과정에서의 유체흐름, 기묘입자 생성에 관한 매우 독창적인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SIS18 싱크로트론은 저온, 고압 핵물질을 생성함으로써 중성자별의 내부상태에 대한 연구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연구는 앞으로 현재 독일 국립핵물리연구소(GSI)에 건설 중인 SIS300 싱크로트론의 CBM 국제공동연구로 이어져 계속될 예정이다.

 

미국 브룩해븐국립연구소(BNL)의 PHENIX 국제공동연구는 최초의 고에너지 충돌형 가속기인 Relativistic Heavy Ion Collider(RHIC)를 이용하여 고온, 고밀도 핵물질을 생성한 후 그 특성을 연구하고 있다. 특히 핵충돌 초기 최대 에너지밀도에 도달했을 당시의 핵물질을 연구하기 위하여 검출된 뮤온입자를 분석하고 J/psi 및 Υ와 같은 무거운 중간자의 생성 및 붕괴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우리 연구실은 지난 10년 동안 뮤온 궤도 추적 검출기(CSC)의 개발 및 건설에 주도적으로 참여하여 왔고, 현재 여러 명의 석, 박사과정생이 BNL 현지에서 검출기의 운영 및 데이터 분석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고려대학교 핵물리연구실은 한국검출기연구소(KODEL)와 공동으로 지난 1997년부터 스위스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CMS(Compact Muon Solenoid) 국제공동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CMS 국제공동연구는 2007년부터 가동 예정인 Large Hadron Collider (LHC)에서 제공하는 7 TeV 양성자 충돌을 이용한 힉스입자 탐색과 함께 핵자 당 2.75 TeV의 납핵 충돌을 이용한 쿼크-글루온 플라즈마 탐색연구를 동시에 진행할 예정이다. 따라서 CMS 국제공동연구는 고에너지 입자물리와 핵물리 실험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매우 이상적인 연구그룹인 것이다. CMS 검출기는 그 무게가 12,500 톤, 직경이 15 m, 길이가 22 m에 달하는 초대형 입자검출기 시스템으로 약 2,000명의 공동연구원이 참여하고 있는 초대형 프로젝트이다. 이 거대한 실험장치 중 우리 핵물리연구실은 특히 총 면적이 1,400 m2에 달하는 전방 저항판검출기(Resistive Plate Chamber 또는 간단히 RPC라고 부름) 건설을 주도하고 있다. 저항판검출기는 1981년에 이태리의 Santonico 등에 의해 처음 개발된 후, 지금까지 그 뛰어난 성능과 저렴한 제작비 때문에 많은 핵 및 입자물리 실험에서 사용되어 왔다. CMS에서 저항판검출기는 양성자 및 중이온 충돌실험에서 가장 중요한 뮤온 판별(trigger) 검출기로 사용될 예정이다. 특히 쿼크-글루온 플라즈마의 생성 증거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신호인 Υ계열 중간자가 두 개의 뮤온으로 붕괴하는 현상을 연구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핵심 검출기인 것이다. 전방 저항판검출기의 연구개발 과정은 모든 단계에서 검출효율, 시간분해능 등에 대한 CMS의 매우 높은 요구조건을 만족하는지 CMS의 세계적인 검출기전문가들의 승인을 반드시 거쳐야만 한다. 이를 위해 우리 핵물리연구실은 지난 5년 동안 4번에 걸친 CERN 현지의 빔테스트를 수행했으며, 국내에서는 우주선 뮤온과 방사선 핵을 이용한 성능테스트를 지속적으로 수행해 오고 있다. 그 결과 12 편의 SCI 저항판검출기 관련 논문을 출판했고, 저명한 관련 국제학회에서 3회에 걸친 초청강연도 한 바 있다. 현재는 우리의 독자적인 기술로 저항판검출기의 설계가 100% 완성된 상태로서 이미 대량생산에 돌입하였다.

 

CMS 원통검출기의 단면도(일부). 각 입자의 검출방법을 보려면 입자 이름을 클릭해 보세요.

 

한편 CERN 현지의 빔테스트에서는 LHC 충돌 사건 시 발생되는 높은 방사선 환경을 흉내내기 위해 뮤온빔과 함께 20 퀴리의 137Cs 방사선원을 이용했는데, 실험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저항판검출기가 뮤온뿐만 아니라 감마선에도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이용하여 우리 연구실에서는 감마선에 예민한 다중간극 저항판검출기도 설계, 제작하고 있다. 이 다중간극 저항판검출기의 시험결과 CMS용 이중간극 저항판검출기보다 더욱 향상된 성능을 보여주고 있으며, 앞으로 의료용 감마선검출기로의 응용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우리 연구실에서는 이 외에도 열중성자 및 고속 중성자 측정용 검출기 개발, 의료용 소동물(small animal) PET(Positron Emission Tomography) 개발 등을 통하여 입자검출기의 응용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고준위 감마방사선 및 뮤온 빔테스트를 위하여 CERN에 설치된 저항판검출기의 모습 (2003)

우리의 기술로 제작된 전방저항판검출기가 CMS에 설치된 모습 (2006)

 

2006년 1월의 연구실

 

 

2002년 7월의 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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