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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쉴새 없이 뛰는 인공심장 개발은 한계… '박동 없는 심장'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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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쉴새 없이 뛰는 인공심장 개발은 한계… '박동 없는 심장' 만든다

 

이런 기적이… 심장 멈춘 채 사는 여성

쉴새 없이 뛰는 인공심장 개발은 한계… '박동 없는 심장' 만든다
마치 강물 흐르듯 혈액 순환… 터빈 활용한 '연속 혈류식' 연구…
부품 마모없고 영구 사용 강점
美연구팀 3~4년후 제품 개발… 2025년 본격 인공심장 시대로

 

  • 미국 텍사스심장연구소 연구팀의 연속 혈류 인공심장은 영구적 사용이 가능하다. 현재 이 인공심장의 터빈은 연구실에서 8년간 멈추지 않고 작동 중이며 부품 마모의 징후도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전세계의 심장질환 환자는 2,000만명이 넘는다. 그러나 이들에게 공급되는 이식용 심장은 태부족인 실정이다. 그 때문에 매년 수천명 이상의 환자들이 심장을 기다리다 생을 마감한다. 인공심장은 바로 이런 현실을 타개할 가장 빠르고 확실한 대책이다. 최근 미국 연구팀이 박동 없이 혈류를 연속 순환시키는 방식으로 의학계의 오랜 난제였던 완벽한 인공심장의 개발에 청신호를 켰다.

◇모방의 한계=의학계가 인공심장 개발을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40년대 중반부터다. 하지만 60여년간의 눈부신 의학 발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인간의 심장을 완벽히 대체할 인공심장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유를 알고 싶다면 손을 오므렸다가 펴는 동작을 반복해보자. 그 정도야 우습게 보이겠지만 과연 얼마나 쉬지 않고 계속할 수 있을까. 1시간? 혹은 2시간?

그렇다. 인간의 심장은 쉬지 않는다. 1년이면 약 3,500만번을 고동치며 죽는 순간까지 결코 멈추는 법이 없다. 반면 첨단기술을 총동원하고도 금속과 플라스틱으로 만든 인공심장은 부품 마모로 인해 최장 연속 박동 기록이 단 18개월에 불과하다.

인공심장 개발의 난제는 이런 쉼 없는 작동능력의 확보에 있다. 1982년 최초의 인공심장 '자빅-7(Javik-7)'을 포함, 지금껏 개발된 인공심장들이 모두 보조인공심장(VAD)이라 불리며 실제 심장을 이식 받을 때까지 '버티는' 용도로 쓰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게다가 VAD들은 체외에 별도의 공기압축기를 부착해야 한다. 사용자는 식기세척기만큼 큰 소음을 내는 라면박스 크기의 기계장치를 24시간 끼고 살아야 하는 것이다.

◇박동은 필요 없다=미국 텍사스심장연구소(THI)의 빌리 콘 박사와 버드 프레이저 박사는 발상의 전환, 다시 말해 인간의 심장을 모방하지 않는 데서 해법을 찾았다. 인체는 5억년의 진화 끝에 심장이 박동할 때마다 혈액이 단속적으로 펌프질 돼 체내를 순환하는 시스템에 적응했으며 VAD들은 하나같이 이를 재연하도록 설계돼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이것이 생명유지에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현재 이들은 터빈을 활용, 마치 강물이 흐르듯 박동 없이 혈액을 체내에 연속 순환시키는 연속 혈류(continuous-flow)식 인공심장으로 병든 심장을 대체하려 한다.

사실 이는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1980년대 처음 개념이 제시됐고 2000년대 들어 이 기술이 적용된 좌심실보조장치(LVAD)가 보편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소형 펌프를 심장에 장착, 좌심실의 기능을 수행하도록 하는 것으로 2008년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토라텍이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한 '하트메이트Ⅱ(HeartMate Ⅱ)'가 대표적 제품이다.

이 LVAD에는 회전축과 전기코일이 금속제 원통에 들어있는데 코일에 전류가 흐르면 펌프가 8,000~1만2,000rpm으로 회전, 심장의 정상적 혈액 순환을 돕는다. 거대한 공기압축기 대신 비디오테이프 크기의 휴대형 리튬이온배터리로 작동되며 무엇보다 부품마모가 거의 없어 단순히 버티는 것을 넘어 영구적으로 사용 가능하다는 게 최대 강점이다.

◇우연을 필연으로=THI 연구팀이 개발 중인 연속 혈류 인공심장도 기본 메커니즘은 하드메이트Ⅱ와 유사하다. 다른 점은 심장 전체의 대체를 꾀한다는 사실이다.

콘 박사와 프레이저 박사는 하트메이트Ⅱ를 통해 그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 LVAD를 이식 받은 1만1,000여명의 환자 중 극소수가 이식 후 우심실 기능이 완전히 정지했지만 기적처럼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것. 실제로 뉴욕에 사는 라헬 엘머 레거라는 여성은 2009년 심장판막 수술 중 심장이 멈췄지만 하트메이트Ⅱ를 이식 받고는 멈춘 심장을 간직한 채 지금까지 평범한 삶을 살고 있다. LVAD가 심장의 모든 기능을 완벽히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우연한 결과를 의도적으로 이루고자 한다. 때문에 이들의 인공심장은 좌심실과 우심실 역할을 할 두 개의 연속 혈류 터빈으로 구성돼 있다. 기존 심장을 제거하고 이 터빈을 이식하는 진정한 의미의 인공심장인 셈이다.

아직은 프로토타입 모델이지만 연구팀은 동물실험에서 기술적ㆍ구조적 타당성을 입증했다. 총 50마리의 송아지에게 이식한 결과 최대 3개월간 생명이 유지됐다. 지난해 3월에는 심정지 상태에 빠진 55세의 심유전분증 환자에게 이식, 5주간 생명을 연장시키기도 했다.

연구팀은 향후 3~4년 정도면 상용성을 갖춘 제품의 개발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임상시험과 FDA 승인 절차를 감안하면 오는 2025년께 본격적인 인공심장 시대가 열릴 수도 있다는 얘기다.